책일기

괴수전, 말하다-읽다(3/11)

면리장 침 2016. 3. 11. 11:18

-미야베 미유키의 괴수전을 다 읽었다. 괴수의 정체가 드러나고 괴수가 생겨난 연원에 대한 설명과 결자해지 비슷하게 괴수를 만들어낸 이들의 후손, 특히 여성의 희생으로 정리되는 모양새, 이후에도 몇 가지가 남긴 하지만... 기대보다는 실망이다.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의 재앙을 염두에 두고 썼겠는데 이 괴수라는 은유를 통해 뭘 말하려는 건지도 불분명. 어리석은 인간의 다툼이 빚어낸 재앙이라고 하기도 뭣하고(소설에서 보면)... 지하철 독가스 테러 사건 이후에 무라카미 하루키는 언더그라운드라는 인터뷰집을 내고 작가로서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어느 글에선가 쓴 걸 본 기억이 난다. 2011년 지진과 원전 사태는 그 시대 일본인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대사건임에는 틀림 없다. 5년이면 그 영향을 짙게 받은 창작물들이 나올 시점으로 차고 넘친다. 오늘은 그 지진이 일어난지 꼭 5년째 되는 날이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는 어떨까. 2000년 이후 여러 사건 사고가 있었으나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을 꼽으라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라고 말하겠다. 내가 속한 직업군을 포함해 이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고 "지나간 일"이라며 달리 치장해도 참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나를 포함해 세월이 흘러도 그 전과 같아질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사람들이 제법 있을 듯. '잊지 않겠다' 고 해놓고 그러기 위해 뭘 하고 있는지...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은 이런 면에서도 참 편리하다. 좋아요와 공유, 댓글로도 자위하기 쉬워진 세상이다. 대개의 것들은 기레기로 수렴한다.


-김영하의 보다를 실물로, 이북으로 두 권 산 해프닝이 있었는데 연작 격인 말하다와 읽다가 나올 줄은 몰랐다.(읽다는 근작이나, 말하다는 이미 나온 책) 어떤 형태의 책으로 살지 궁리중. 이북이 편하긴 한데 가독성이 종종 떨어지고 손맛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