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생각

"여야의 이견 차이"

면리장 침 2013. 7. 4. 10:27

SBS는 ‘여야의 이견차이’ 때문이라고 보도했지만 사실상 새누리당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측면이 크다.



오늘 [미디어오늘] 기사를 읽다 어랏, 싶어 다시 봤지만 '이견 차이'가 맞다. 원래 기사를 확인해봤더니 다행히도 '의견 차이'라고 돼 있다. 옮기면서 오타를 낸 건지 '이견 차이'가 맞다고 정정한 건지는 알 길이 없다. 혹시나 싶어 검색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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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異見은 '다른 의견'이기에, 이미 차이가 있는 의견이란 뜻이다. '이견 차이'는 다른 의견의 차이니까 다른 의견끼리 또다시 차이가 있다니 말이 필요없이 중복되는 것. '이견 차이'라고 하는 게 완전히 틀린 말이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색한데다 말의 낭비다.


비슷한 예로 '여부'가 있다.


여부(與否)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않니함'이다.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할 지 여부를 놓고.."라면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할 지를 놓고" 또는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여부를 놓고"는 모두 같은 의미다. '--할 지'는 이미 '아닌지'를 내포한 말, 여기에 여부까지 붙이는 건 방탕한 언어생활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시간 제약 때문에 고도의 압축이 필요한 방송 기사에서 이런 표현을 종종 접하는 것도 유감, 시간이나 지면 제약이 없다고 해도 쓸데없이 중복된 표현으로 길이만 늘리거나 습관적으로 어색한 표현을 남발하는 것도 유감, 


돌아보면 유감스런 게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