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 athletes rock in Sochi"...이상화 다음은 누구?
"Women athletes rock in Sochi"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 홈페이지에 2월 12일 게재된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현재 소치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40% 이상이 여성이다. 오스트레일리아나 일본 대표팀은 남자보다 여자 선수가 더 많다고 한다.
**카리나 포그트(출처: IOC 홈페이지)
**마리트 뵈르겐(가운데, 출처: IOC 홈페이지)
-기사에서 먼저 거론하는 선수는 독일의 카리나 포그트다. 이번에 신설된 여자 스키점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동시 출전해 메달을 노리는 선수도 있다. 네덜란드의 요리엔 테르 모르스, 이제까지 남자 선수로는 4명이 있었다는데 여자선수론 사상 최초다. 캐나다의 뒤푸르-라푸앙 자매는 여자 모굴스키에 출전해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크로스컨트리에서 통산 4번째 금메달을 따내면서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된 노르웨이의 마리트 뵈르겐도 역사를 새로 쓴 선수다. 소치를 뒤흔든 여자 선수들이다. 물론 올림픽 2연패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세번째 스피드 스케이터 이상화도 그렇다.
-IOC에 따르면 여자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한 건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부터다. 참가선수는 22명, 1.8%였다. 1964년 도쿄 올림픽 때는 전체 선수의 13%, 1984년 LA 올림픽에서는 23%로 늘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참가선수의 44% 정도가 여성이었다. 동계올림픽에선 1회인 1924년 프랑스 샤모니 대회 때부터 여자선수가 참가했는데 전체 선수의 4.3%인 11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 밴쿠버에서는 그 비율이 역시 대폭 늘어 40.7%에 이르렀다.
-한국 선수단은 어떨까. 동계올림픽엔 1948년 5회 생모리츠 대회부터 참가했는데 참가 선수는 3명, 여자 선수는 없었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엔 한국 최초의 여자선수 2명이 참가했다.(전체 선수는 7명) 스피드스케이팅 김경회, 한혜자 선수 2명이었다. 성적은 참가선수 가운데 뒤에서 두번째 세번째였다. (50여 년 만에 앞에서 첫번째가 된 셈이다.)
이후 여자 선수가 점차 늘어났다. 한국이 정식 종목에서 딴 첫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김윤만의 은메달이었는데 처음 메달을 딴 여자 선수는 1994년 릴레함메르에 출전한 전이경, 김소희, 원혜경, 김윤미(전이경은 여자 1000미터와 3000미터 계주 2관왕, 김소희는 3000미터 계주 금메달, 1000미터 동메달, 원혜경, 김윤미는 계주 금메달)다.
-메달만 놓고 보면 16회 알베르빌에서는 메달 4개를 모두 남자선수가 획득했다. 17회 릴레함메르는 전체 메달 6개에서, 남 3, 여 3. 18회 나가노에선 메달 6개에 남 2, 여 4, 19회 솔트레이크는 메달 4개 모두 여자선수가, 20회 토리노는 전체 11개 메달 중에 남 7, 여 4, 21회 밴쿠버는 전체 14개 중 남 9, 여 5였다.
소치 올림픽에 나선 선수 71명 중에 남성은 38명, 여성은 33명로 여자선수 비율이 46%에 이른다. 현재 한국 선수단의 메달은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이상화가 유일하다. 쇼트트랙 남자 선수들 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피겨여왕 김연아를 비롯해 쇼트트랙 에이스 심석희 선수 등을 볼 때 메달은 앞으로도 여자 선수에게서 주로 나올 것 같다.
-이를 두고 소치 올림픽은 한국 선수단만 놓고 볼 때 여자 올림픽이라느니, 한국 여성의 힘, 저력을 보여줬다느니, 여성 특유의 어쩌고 하는 진부하기까지 한 말은 쓰고 싶지 않다. 이미 사회 여러 분야에서 그러하듯 여성의 약진은 스포츠에서도 두드러진다.
다만 이상화 선수가 그러했듯 외국 여러 나라에 비해 신체 조건이 열등하면 열등했지 월등하지 않은 데도 때로는 뛰어난 성적까지 냈던 여자 대표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할 따름이다.(동메달을 딴 네덜란드 선수는 키 180으로 이상화보다 머리 하나가 크다) 이상화 선수가 올림픽 2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듯, 소치를 뒤흔드는 여자 선수 대열에 한국 선수가 더 많이 나가 섰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