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민음사에서 나온 저 '기자들'을 나는 1999년에 읽었다.
강원도의 어느 산꼭대기 군부대 내부반에서, 90년대 초반 파리에 모여든 세계 각국 기자들의 모습은 낯설지만 매력적이었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손때 묻은 그 책을 여러 번 읽었고 제대할 때 집으로 가져왔다. 그 책을 처음 읽은 이후 4년여가 흘러 나는 어찌됐건 기자가 됐다.
93년(내겐 99년)의 '기자들'이 21년(내게는 15년)이 흐른 뒤 '빠리의 기자들'이 됐다. 잠시 망설이다-구매가 아니라 어떤 종을 택할지- ebook으로 구입했다.
'기자들'이, 내가 기자라는 직업을 택하는 데 영향을 줬을까? 아마 그럴 것이다. 고종석 선생의 책과 글을 읽으며 기자에 대한 호감이 십분 더해졌으니. 10년 기자 생활을 하고 돌아보니 '기자들'에서의 기자와, 내가 하고 있는 기자와는 좀 거리가 있다.
그 간극은, 종이책과 이북의 거리보다도 훨씬 더 먼 듯하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봐서 그런지, 2014년엔 '빠리의 기자들' 하고 제목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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