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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생각

연쇄살인범에 대한 세 가지 장르의 다른 이야기




**이하에는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미드 [Dexter], 뮤지컬 [잭 더 리퍼]의 내용이 일부 들어있음.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첫 문장의 강렬함이 채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까지,...
가격비교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의 최근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늙은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나이 70을 넘기면서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연쇄살인범이, 오래 전 이미 살인행각은 중단했지만 딸 주변을 맴도는 또다른 연쇄살인범으로부터 딸을 지키기 위해 다시 살인을 결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점차 흐려져 가는 기억, 자신의 병과 싸우는 동시에 연쇄살인범과 대결을 펼쳐야 한다. 그런 와중에 그런 주인공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독자들마저 뒤집어놓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고... 


누구나 늙는다. 늙으면 자연스레 젊은 시절에 비해 체력도 지력도 의지력도 점차 줄어든다. 욕망조차 대개 감소한다. 연쇄살인이라는 게 어떤 욕망에 의한 행위라면 그 욕망의 크기조차도 사그라들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그럴 법한, 개연성 높은 가정으로 시작한다. 홍상수 감독의 몇몇 영화와도 비슷하다. 오 수정이나 생활의 발견, 극장전 등에서 주인공들은 여러 상황을 맞이하고 또 행동하고 말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고 또 기억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묘한 공감을 갖게 되는데, 이 소설 또한 소재는 색다르나 그런 보편적 경험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Darkly Dreaming Dexter : A Novel

저자
Lindsay, Jeff 지음
출판사
Random House | 2006-09-19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Meet Dexter Morgan, a polite wolf i...
가격비교

**드라마 이미지 대신 책으로...


-Dexter


미국 드라마 [덱스터]는 동명의 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인데 현재는 시즌 8이 진행 중, 즉 8년이나 된 미드다. 어려서의 극적인 경험에 크게 기대 사이코패스가 되고 또 길러진 연쇄살인범 덱스터가 주인공이다. 덱스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덱스터라는 연쇄살인범이 한편으로는 평범한 생활인이라는 점이다. 마치 수퍼맨이나 스파이더맨 등 히어로처럼 그도 혈흔분석이라는 다소 특이한 일을 하긴 하지만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면서 가정을 꾸리고 아내의 불평과 아이 양육, 동생과의 불화 등등에 시달리는 남편이자 아빠, 오빠이기도 하다. 여느 연쇄살인범도 보통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고 지내겠으나 그런 일상사에서의 다사다난함과, 연쇄살인을 수행하고 또 은폐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긴장감이, 덱스터의 삶에선 수시로 교차한다. 덱스터는 슈퍼맨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남편이나 아빠 등 가정에서 역할도 덱스터에겐 연쇄살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다. 너무나 특별한 덱스터와 너무나 평범한 덱스터 사이의 긴장과 갈등, 또 이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위기와 위험 등이 시즌마다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 역시 연쇄살인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제껴놓고 보면 우리의 일상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마이애미라는 지역적 공간적 특성은 그렇다치고.




잭 더 리퍼

장소
도쿄 아오야마 극장
출연
엄기준, 양꽃님, 이정열, 이희정, 민영기
기간
2012.09.16(일) ~ 2012.10.08(월)
가격
SS석 220,000원, X석 210,000원, S석 170,000원, A석 130,000원



-잭 더 리퍼


뮤지컬 [잭 더 리퍼]는 19세기 말 영국 런던의 연쇄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매춘부 5명을 연쇄살인했던 일명 '살인마 잭'을 쫓는 경찰과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이름을 날리고 돈을 벌려는 기자, 여기에 장기이식을 연구하는 의사가 등장한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면서 사랑하는 연인이 위태롭게 되고 그를 구하기 위해 신선한 장기를 찾으면서 결국은 스스로가 살인자가 돼 버리는 의사... 조금은 진부해뵈지만 포장하기에 따라 대단히 흥미로울 수 있는 이야기다. 대부분은 노래, 약간의 대사로 이끌어가는 뮤지컬 특성상 복잡한 플롯 등을 구사할 순 없었겠으나 인물이 너무 전형적인데다 이야기도 비슷하다 보니 별다른 공감이 일어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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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으려다보니 잘 엮이지 않아 급 별점으로 마무리.


살인자의 기억법 ★★★★☆

덱스터              ★★★★☆

잭 더 리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