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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오디오 취재파일

가사 노동은 만악의 근원?

오디오 취재파일 듣기: 가사노동은 만악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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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 21년차입니다. 제 아내는 직업이 있지만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직장인은 아닙니다. 저희는 지난 21년간 한번도 가사 도우미를 둔 적이 없습니다. 제가 맡는 가사 일은 주로 청소와 재활용 쓰레기 치우기입니다. 8시 뉴스 앵커를 할 때 재활용 쓰레기를 치우러 나갔더니 동네 할머니 한 분이 “아이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쓰레기를 치우면 어떻게 해” 이러시더군요. 우쭐해서 아내에게 이 말을 했더니 싸늘하게 돌아오는 대답이 “그럴수록 열심히 쓰레기 치워야 인기가 더 올라가겠네” 이거였습니다.


아이가 자라서 가사 일 가운데 육아라는 큰 부담을 덜었더니 가사 일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사 일은 맞벌이 부부에게 심각한 부담입니다. 삶의 궤적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직장을 포기한다거나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다거나 하는 선택들 말입니다. 지난 주 여성의 날을 맞아 이 문제를 취재한 심영구 기자는 가사노동을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에 비유했습니다.  


▶[취재파일] 가사노동은 만악의 근원? 자기 집에서부터 달라진다면…


이 취재파일을 쓴 심영구 기자는 SBS 보도국의 CC입니다. CC가 뭔지 아시죠? 캠퍼스 커플처럼 컴파니 커플 말입니다. 같은 기자니까 부부의 업무량이 사실상 똑같습니다. 그만큼 가사일 분담 비율도 똑같고 오히려 건장한 남자기 때문에 따로 도맡아야 하는 일도 있겠지요. 여러분은 그렇게 하시는지요. 여러분의 남편은 어떤가요. 제가 8시 뉴스 앵커를 할 때 이런 클로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명절 때면 손목 쑤시고 허리 아픈 게 며느리들 처집니다. 아내가 설 상 차리느라 고생하고 있는데 드러누워서 코 골고 있던 남편 아니셨기를 바랍니다. 설 연휴기간 고생하신 모든 며느리들께 박수 보냅니다."


별 생각 없이 했는데 주부 시청자들께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게 우리 현실입니다. 인식을 바꿀 때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