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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오디오 취재파일

성형수술의 유령이 강남을 떠돌고 있다?

오디오 취재파일 듣기: 성형수술의 유령이 강남을 떠돌고 있다?


성형수술 천국 대한민국. 이제는 성형수술이 라식수술 못지않게 보편화 돼가고 있습니다. 여학생들 수능시험 끝나고 나면 기본 코스로 성형외과를 찾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길거리 지나가다 보면 엇비슷한 눈과 코를 가진 여성들이 흔히 눈에 띱니다. 수술의 종류도 자꾸 늘어서 저 같으면 겁나서 꿈도 못 꿀 양악수술 같은 고난도 수술도 거리낌 없이 받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강남 신사동 주변을 걷다 보면 성형외과 없는 건물 찾기가 오히려 어렵습니다. 여전히 환자 수요는 많다지만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 나가는 병원도 끊임없이 수술을 해야 돈을 모을 수 있는 구조가 돼가고 있습니다. 전자제품 생산하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수술을 하는 시대가 시작된 겁니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습니다.


환자에게 감언이설로 기대감을 잔뜩 부풀려서 수술을 받게 한 뒤에 맘에 안 들어 하거나 부작용이 생겨도 나 몰라 라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의료사고 빈도는 높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유령의사... 수술대에 누울 때는 분명히 나를 예쁘게 만들어 주기로 한 유명의사였는데 수술을 마치고 부작용이 생겨서 항의하러 갔더니 다른 사람이 수술했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심영구 기자의 취재내용을 들어보시죠.


▶ [취재파일] '유령수술'은 처벌할 수 있을까?


한 성형외과 의사와 얘기를 나누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 병원의 수술 실패율은 몇 퍼센트인데 그건 다른 병원에 비해서 꽤 낮은 거야." 불쾌감이 치밀어서 저도 한 마디 했습니다. "선생님. 환자는 숫자가 아닙니다. 만 명 중에 단 한사람이 부작용을 겪더라도 그 한 사람은 인생에 치명적인 고통을 끌어안게 된 것 아닙니까." 그 의사 선생님은 미안해하면서도 ‘뭘 안다고 저런 소리를 하나’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몸의 맘에 안 드는 부분을 고쳐서 환자가 자신 있는 삶을 살게 해주는 취지라면 성형수술이 나쁠 건 없습니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환자를 부추기고 더 나아가서 부작용을 겪거나 생명을 잃을 위험에 놓이게 한다면 그건 의술이 아니라 부정한 상술이 되는 겁니다. 그런 부정한 상술이 우리 성형외과 사회에 너무 만연해 있습니다. 흔한 질문 하나 던져봅니다. "당신 딸이라면 멀쩡한 코와 눈, 그리고 턱 수술하라고 하겠습니까? 당신 딸이라면 자기가 자신 없는 수술을 일단 해보자고 권유하겠습니까? 그리고 당신 딸이라면 나는 바쁘거나 자신이 없으니까 당신이 대신 좀 하라고 유령의사에게 메스를 넘겨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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