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덕분에 2011년, 12년에 열심히 나꼼수를 들었다. 다른 팟캐스트는 거의 듣지 않았다. 그때는 팟캐스트보다는 나꼼수였던 것. 왜 그랬는지 이유는 잊었으나 SBS 뉴스를 많이 인용했기 때문에, 딱 한 번 내 리포트가 나왔던 걸 약간 자랑? 했던 기억도 있다.(그때 자랑질했던 페북 게시글은 어디로 갔는지 찾기 어렵네) 그뒤로 팟캐스트를 들었던 건 내가 녹음한 SBS뉴스의 팟캐스트 정도였다. 오디오 취재파일이라는 이름으로 텍스트 취재파일을 약간 고쳐 줄줄 읽었던 것들이나, 책 읽는 코너 북적북적 메인 담당자의 휴가 등으로 대신 녹음했던 것들.
운전해서 출퇴근하면서 오가는 30분 가량을 그저 라디오를 틀어놓고 흘려보내왔다. 때로는 듣기 좋은 음악이 나올 때도 있으나 때때로 출연자들의 농담 따먹기 식 재담이 짜증나기도 해 클래식 FM을 틀어놓는 걸 더 선호.. 그러기를 6개월.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전부터 구독을 눌러놨던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부터 다시 듣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어떤 때는 산문(에세이)이 더 좋았던(그런 면에선 하루키와 흡사) 김영하 작가가 조근조근 책을 읽어준다. 책 내용이 재밌는 것도 있고 김영하 작가의 촌평이 흥미로운 것들도 있다. 자신의 소설을 읽을 때나 자기가 번역한 소설을 읽을 때가 특히 좋았다. 박완서 선생의 사후 출판된 단편집 그리움을 위하여는 맨앞머리 실린 단편을 아마 다 읽었을텐데 흥미진진... 일전에 정운영 선생의 에세이를 읽다가 느꼈던 건 정 선생의 글은 낭독용은 아니구나 였는데 박완서 선생의 소설은 글말이든 입말이든 다 좋다. 이기호 작가의 갈팡질팡하다가 그럴 줄 알았지 소설집 중에서는 원주통신을 읽었는데 여기서도 박완서 선생이 등장하는데 포복절도할 만한 내용.. 이 책은 전에 샀던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니 어디갔는지 모르겠다.(책 정리를 안 해놓고 있으니 이것 참 큰일이다. 산 책을 찾을 수 없고 갖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렵다.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 덕분에 출퇴근길이 조금 즐거워졌다. 다른 시간엔 안 듣고 출퇴근길에만 이어서 듣고 있다.
문제는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 말고는 애정이 가는 팟캐가 없다는 점이다. 찾아보고 들어보면 나오겠지.
팟캐스트를 하고 싶은 욕망을 계속 간직하고 있다. 가장 욕심나는 건 위에 언급한 대타로 참여한 바 있는 '북적북적'이다. 일주일에 한 번 책을 골라 읽는다. 책은 그야말로 내맘대로 선정, 왜 이 책을 읽으려 하는지, 이 책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혹은 듣는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간단히 맨앞과 뒤 혹은 중간에 말한다. 이 코너를 맡은 분은 독서가인데다 코너에 대한 애정과 열의가 있고 목소리마저 훌륭하다. 1년 넘게? 하면서 네댓 번 정도 대타에게 맡긴 것 외에는 모두 본인이 책임졌다. 내가 담당이어도 내놓거나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싫을 듯하다. 속으론 격주로 번갈아 하면 어떨까, 여남 1번씩 하면 될텐데..했으나 그런 얘기를 먼저 하기도 그렇고 그러기엔 너무 책을 안 읽기도 하고.. 해서 몇달에 한번씩 하던 대타 업무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나만의 팟캐스트를 해볼까 궁리도 했는데.. 똑같은 형식이 될 거라는 것, 저작권 문제, 엔지니어 내지는 디렉터 문제 등등이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암튼.
'말과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왕좌의 게임에 열광할까 (0) | 2016.06.30 |
---|---|
마광수 (0) | 2016.06.29 |
휴가 뒷풀이 (0) | 2016.06.27 |
날마다 적는 블로그 (0) | 2016.06.27 |
어떤 사보 (0) | 2016.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