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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일기/북적북적

북적북적96/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북적북적96 '이동진 독서법' 듣기


"세상에는 살면서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과 읽어봤자 시간 낭비만 되는 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내가 읽었더니 좋았던 책이 있고, 내가 읽어보았지만 좋지 않았던 책이 있으며, 내가 아직 펼쳐 들지 않은 책이 있을 뿐입니다. 세상은 넓고 내 손을 기다리는 좋은 책은 많습니다."

책 읽고, 책 읽는 소리 듣는 팟캐스트에 책에 대한, 정확히는 독서에 대한 책을 들고 왔습니다. 영화평론가이자 독서가로도 알려진, 책 관련 팟캐스트의 진행자로도 유명한 이동진 씨의 [이동진 독서법]입니다. 

제목 그대로 이동진 씨의 독서법에 대한 책입니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즉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 전체 제목이죠.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자주 '있어 보이니까'라고 농담처럼 답하기도 합니다. 엉뚱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 이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의 깊이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한 사람이 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하나의 주제 아래 자신의 지적인 세계를 만들어서 거기에 투사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족하고 어설퍼도 그것에 들어가는 저자의 노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가 만들어낸 지적인 세계, 그러니까 한 사람의 세계와 통째로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한 경험입니다."


"습관화되어 매일 책 읽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세요. 저녁 먹기 전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있으면 책을 자동적으로 펼치는 거예요. 그건 행복인 거예요. 똑같이 책을 읽어도 쾌락이 될 수도,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쾌락은 지속 불가능하죠."

'이동진 독서법'은 이동진 작가가 추천하는 책 목록 500권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팟캐스트의 마지막은 책의 서문을 읽는 것으로 매듭짓겠습니다.


"사인을 요청받을 때면 그래도 뭔가 의미가 있는 글귀를 짧게라도 함께 적어드리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동안 제가 낸 책마다 적어드리는 문장이 다 다른데, 그중 '밤이 책이다'에는 사인과 함께 "책이라는 OO"이라고 써드리고 있습니다. 'OO'에는 적당한 단어를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적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책이라는 날개, 책이라는 정원, 책이라는 계단, 책이라는 우산, 책이라는 외투, 책이라는 촛불. 책은 날개이고 정원이고 계단이고 우산이고 외투이고 촛불입니다. 책은 그 모든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책이라는 배를 타고 시간 속을 떠돕니다. 즐겁습니다."


(예담 출판사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