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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생각

오랜만에 적는 미래부 1년

한 6년 전까지는 부서를 옮길 때마다 전 부서에 대한 회고 및 정리를 했었다. 오랜만에 적어본다. 

지금 어디 소속이지?(어느 부에 있나요?) 라는 질문에 '미래부'라고 답하면 그게 뭐하는 곳? 이라는 다음 질문이 항상 돌아왔다.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인 줄 아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면 "회사 행사 하는 부서예요." 정도로 답했다. 

회사 내, 특히 보도본부에서는 집현전 혹은 규장각 같은 별칭을 갖고 있기도 했다. 기사를 쓰지 않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곳이란 이미지가 있어서다. 내 자리는 그곳도 아니고 SDF 서울디지털포럼이라는 행사를 하는 데였는데 그런 건 잘 모르고 관심이 없기도 했다. 

어쨌거나 취재하고 기사쓰는 기자로 입사해서, 뉴스 편집과 방송을 맡았던 2년을 포함해 처음으로 뉴스를 하지 않는 부서에서 지냈다. 나 또한 미래부가 어떤 곳인지 잘 몰랐고 관심이 없었기에, 그래서 지망하지도 않았기에, 지난 1년 특히 초반 6개월은 혼란과 당황, 때로는 자괴감 등의 연속이었다. 

자잘한 사고가 있었으나 대과 없이 SDF 2016을 마쳤다. 20억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에서 예산과 집행, 정산을 담당하고 행사 운영 및 대행사 관리를 맡으면서 내가 몰랐던 또다른 세계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구나 하고 새삼 알게 됐다. 한번쯤 이런 경험 해보는 것도 인생에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 

8월부터 석 달 정도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부장의 배려 덕이다. 어쩌면 다시 기회가 없을 수도 있는 다큐 제작인데, 어쨌거나 한번은 경험했다. 

다큐 제작이 끝나고 다시 행사로 돌아가니 답답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싶었다. 혹은 뉴스와 관련된 일을 했으면 했다. 기레기로 전락했던 한국 언론에 다시 찾아온 르네상스 라는 평까지 나오는 시기에 뉴스와 관련 없는 부서에서 한가하게 있노라니 이러려고 기자 했나, 자괴감이 컸다. 여러 상황이 닥치고 바뀌고 때로는 후퇴하고 진전되고 하면서 11월에도 12월 초, 중순에도 인사 발령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다 1월 1일자로 보도국 경제부로 가게 됐다. 그 사이에도 곡절이 있었으나... 가고 싶었던 뉴미디어 분야, 하고 싶었던 데이터 저널리즘을 비롯한 좀 다른 저널리즘과는 아직까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런 것도 인연이라고 해야 하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남지만 그건 그거고.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아 총력전에 들어간 보도 부문에 걸쳐 있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 미지의 분야인 경제 부문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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