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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생각

건강검진은 한줄기 빛인가

정기 건강검진은 늘 12월, 해 넘기기 직전까지 미룬다. 한해의 마무리 같은 느낌 때문이기도 하고 송년회의 파도 속에서도 건강검진을 염두에 두면 좀 덜 먹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배리어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회사의 검진 시한이 12월까지이기도 하고.


올해 건강검진에는, 혈액 검사나 소변 대변 검사 등에서 더 봐야겠으나, 일단 현장에서는 특이점이 없었다. 그저 몸 안에 키우고? 있던 것들이 아직 그 정도 그대로 잠복하고 있다는 정도. 키가 0.7cm 줄었기에 "키가 작아졌어요." 하니까 간호사가 "올려드릴게요" 하고는 작년과 같은 키로 해줬다. 이런 게 가능하구만... 별 의민 없으니까.


위 내시경을 한해 건너뛰고(작년엔 조영제 먹고 촬영) 이번에 다시 받았는데... 수면 내시경을 해볼까 하는 맘이 잠깐 있었으나 잠재워 놓고 뭔짓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의료인에 대한 불신감이랄지...(일반 내시경이라고 해서 뭐가 다를 것이냐 마는..) 


막상 내시경 검사를 받으려 하니, 또 옆으로 누워 침 질질 흘려가며 트림 꺼억꺼억 해대면서 '짐승의 시간'을 보낸다는 게 싫어졌으나 되돌리기도 그렇고. 정작 본 검사에 들어가서는 그동안 열 번 안팎으로 받았던 내시경 중에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가장 잘했다. 침도 별로 안 흘리고... 의사, 간호사 모두 잘한다 잘한다, 옳지 옳지 하면서 등과 허리를 어루만지고 두들겨주는데... 이게 뭐지.. 내가 이런 얘기 들으면서 받고 있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약간 들었다. 그리 싫거나 모욕적인 것도 아니었고 그네들 나름의 노하우이겠거니.. 하찮은 것일망정 칭찬받고 나아졌다는 게 나쁘진 않았다.


칭찬받을 일도, 나아지는 것도 없는 듯하다. 그냥 돌고 돌고 도는... 어수선하기만. 그러고 보면 사기 라든가 심리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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