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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생각

근황에 더하여...

-4월 말부터 노동조합 전임자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일주일이 조금 지나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어수선한 날들이 이어졌다. 그 뒤로도 소소한 듯 아닌 듯 많은 일이 있었다. 매우 조심스럽다. 조심스럽게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자.



-'폭탄'의 여파로 팟캐스트 '북적북적'을 얼마간 중단했다. 몇 가지 걸리는 점들이 있었다. 첫째는 물론 청취자들의 가혹한 질타였다. 저지른 잘못에 비하면 뭐가 가혹하냐는 의견이 있겠으나, 팟캐스트 참가자들에게, 그 게시판에서는 썩... 8개 코너 중 가장 변두리에서 1인 플레이하던 내게도 상처는 있었다. 둘째는 팟캐스트의 질 문제였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여기던 차였다. 셋째는 담당 부서의 일 처리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여러 모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래는 팟빵 게시판에 5월 29일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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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담당하는 심영구 기자입니다. 오랜 만에 인사 드립니다. 마지막 업로드가 4월 30일이었으니 근 한 달이 지났습니다.  

 

sbs 구성원으로서, sbs 기자로서, 골룸에 참여 중인 사람으로서 그 보도로 피해보고 상처 받은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관련자 징계와 인사 조치가 이뤄졌습니다만, 외부에서 보시는 분들 이상으로 내부에서도 기본과 원칙을 충실히 하고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살펴보고 문제 제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지 올라왔듯 골룸 8개 코너 중 4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제작진 입장을 대표할 위치는 아니지만, 남은 4개 중 제가 맡은 북적북적이 다소 애매한 상황이라 글을 쓰게 됐습니다.  

 

북적북적에 본격 참여한 건 작년 8월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조지현 기자단독으로 운영해왔습니다. 저 혼자 맡은 건 작년 11월 말부터로 반년 가량 해왔습니다. 책 한 권을 두 차례에 나눠서 읽은 적도 있으니 90권 조금 못 미치는 책을 그동안 읽었습니다. 

 

특히 올 들어서부터 아쉬움이 컸습니다. 연초 인사 발령으로 맡은 업무가 늘어나 팟캐스트를 한다는 게 때때로 버거웠습니다. 북적북적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기획, 준비, 녹음하고 편집해야 해서 더 그랬습니다.  세월호 인양 취재를 맡게 되면서는 간신히 결방하지 않고 해왔습니다. 몸 힘든 것보다도 팟캐스트의 질이 떨어지는 게 스스로 느껴져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청취자와의 소통도 늘 숙제였습니다. 아무 책이나 일주일에 한번 녹음해 올려놓고 내 할 일은 끝났다,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봤습니다.  

 

그래도 들어주신 청취자들에게 감사했으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내용에도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 사태가 터졌습니다. 

 

3주 결방하면서 생각해봤습니다만, 아직 어떻게 바꿔야 할 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좀 더 시간을 두려고 합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많이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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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접기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다시 할 수도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이 팟캐스트를 만들고 1년 넘게 해왔던 그분이 돌아오셨다. 상의 끝에 "그냥 해요"라는 말씀에 힘입어 다시 그냥 하기로 했다. 정답이 없을 때, 뾰족한 대안이 없을 때 일단 하면서 바꿔가는 게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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