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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2014 세월호 참사

잊지 않기 위해... 현재 세월호 수색 상황은?

심영구 취재파일용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는 곳은, 수면으로부터 40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바다 밑이다. 침몰 당시엔 좌현쪽이 기울어지면서 180도 돌아 전복됐으나 가라앉으면서는 다시 90도 정도 원래 각도로 돌아섰다. 지금은 좌현이 바닥에, 우현은 물 위를 향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처음엔 화물과 물 무게를 합쳐 만 톤에 육박하는 무게 때문에 펄을 파고 들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더 이상은 내려가지 않고 안정된 상태라는 게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측의 설명이다.

-바닥에 닿아있는 좌현 쪽으로는 그래서 들어갈 수 없고 우현 쪽 출입구를 통해 잠수사들이 진입해 수색하고 있다. 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수색하는 것이긴 하지만, 배가 전도돼 있기에 실제로는 위에서 아래로 잠수해 내려가서 이동하는 형태다.

-배 안엔 아무런 빛이 없다. 처음엔 유도선 설치를 위해 LED등 100개 가량을 배 곳곳에 넣었다는데(4월 27일) 이 등의 유효시간은 약 400시간, 그 뒤로는 더 넣지 않았기에 지금은 다 꺼졌을테다. 잠수사들은 직접 들거나 몸에 부착한 랜턴 불빛에만 의지해야 한다.(왜 LED 등을 더 넣지 않았을까. 익숙해져서 더 필요하지 않았다는 게 대책본부 설명이다.) 

물살은 빠르기에 시야는 뿌옇고 여기에 어둡기까지 하니, 유도선은 말 그대로 생명선이다. 볼 수 있는 건 눈앞 50cm 정도까지이기에 손으로 더듬어 실종자를 찾아야 한다. 그나마 세월호 도면이 있기에 4층 뱃머리의 어디, 5층 배꼬리 쪽 어디, 하는 식으로 수색 목표를 정하고 이를 찾아 들어가 수색하고 나오는 식으로 진행한다.
심영구 취재파일용
-사고 초기부터 나왔던 얘기지만, 수십 미터를 잠수해서 수색해야 하는 어려움 외에, 주된 난점은 배 안에 들어찬 각종 장애물들이다. 가구와 화물, 그외 여러가지 잡다한 것들이 배 안 통로나 격실 안에 흩어져 있는데 이를 잠수사들이 일일이 헤치면서 혹은 다른 곳으로 치우면서 수색해야 한다. 때로는 좁은 통로를 막고 있기도 한데 제거하기 쉽지 않다.
심영구 취재파일용
통로도 좁다. 선체 내 통로 자체가 좁은 데다 배가 전도돼 있기에 가로 세로 비율이 바뀌었다. 다시 말해, 사람 1명이 지나갈 만한,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길이의 통로였다면 지금은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가 됐다. 잠수복에 산소통을 짊어졌거나 공기줄을 매달고 있다면 통로를 지나가기에도 버거운데 장애물까지 막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문제는 선체 붕괴다. 대책본부는 적어도 선체 6곳에서 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쉽게 말해 무너지고 있다는 것. 4층 뱃머리 쪽 좌우 통로와 배꼬리 쪽 통로, 5층 뱃머리 통로와 중앙 통로다. 한달 넘게 바닷물에 잠겨 있어 선체 부식이 진행되고 있고 옆으로 누워 있기에 하중이 달라지다보니 견디질 못하는 거다. 가뜩이나 좁은 통로에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고 벽은 무너지고 있고... 종합해서 보면 정말 수색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심영구 취재파일용
-최후의 수단이라고는 하나, 선체 외부를 절단해서 크레인 등을 이용해 통로를 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대책본부는 밝혔다. 그렇게 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기 전까지는 현재 방식대로 수색을 계속할 것이다.

-잠수사의 건강 상태도 변수 중 하나다. 5월 22일 현재 잠수사 58명이 잠수병 증세를 보였다고 하고 전체 참가인원 중 부상은 64건으로 집계됐다. 집계되지 않는 작은 부상도 부지기수다. 잠수 횟수가 많아지니 눈병이나 폐질환이 많이 생긴다는 게 잠수사들 설명, 또 정조 시간에 맞춰 잠수했다 나왔다를 반복하다보니 신체 균형이 깨져 감기 몸살에 시달린다고 한다. 잘 보이지 않는 곳을 더듬어 들어가다보니 머리를 부딪치는 일이 많아 타박상이나 출혈하는 경우도 잦다. 잠수사 희생자가 1명 나온 뒤라는 점이 안타깝지만 바지선에 의료진도 대기 중이긴 하다.

-5월 23일 현재 남은 실종자는 16명이다. 단원고 학생 7명, 교사 3명, 일반 승객 2명, 청해진해운 직원 4명이다. 구조팀은 승객 예약 현황 등을 근거로 따져볼 때 3층에 6명, 4층에 9명, 5층에 1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체 밖으로 쓸려나가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다. 이미 발견된 희생자 288명을 더하면 304명이다. 물론 당국에서 파악하지 못한 실종자가 만약 더 있다면 이 수치도 변할 수 있다.

심영구 취재파일용-5월 15일까지 구조팀은 1차 수색을 마쳤다.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64개 격실을 전부 수색했다. 남은 공간(전체 격실은 111개)과, 이미 수색한 격실 중에서도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들은 다시 뒤졌다고 한다. 사고 발생 첫날부터 1차 수색 때까지 희생자 284명을 수습했는데 15일 이후 오늘까지 발견한 실종자는 4명이다.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엔 비록 언급되지 않았으나 22일 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아직 열여섯 분의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남아있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작업에 모든 방법을 강구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현지 수색 여건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잠수사를 비롯한 현장의 수색요원들께서 끝까지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시간이 더 지나더라도 그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