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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일기

헌법의 풍경/뉴스가 말하지 않는 것들(11/28)

-[헌법의 풍경]은 시의적절하겠다 싶어 '북적북적'에서 읽으려고 골랐는데...(읽기도 했다. 지난 일요일 업로드) 최대 약점은 무려 2004년 출간된 책이라는 점이다. 2011년에 개정 증보판이 나오기는 했으나, 앞의 머리말을 추가한 정도 같다. 그런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어찌보면 내가 읽은 김두식 교수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온 책을 가장 나중에 읽은 셈. (불편해도 괜찮아, 불멸의 신성가족, 욕망해도 괜찮아..를 읽었던 듯. 다 어디 있더라...)


그러다보니 거론한 사례들이나, 헌법이 담고 있는 가치를 담고 있는 부분과 현 시국과 조금은 엇나간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에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읽은 책과 서평을 올려놓기도 한 모양인데(이 얼마나 후임자들과 비교되는가) 이때 이 책을 호평했다는 내용이 2011년 개정증보판에 추가한 글에 약간 소개돼 있다. 스테디셀러가 된 건 청소년이 읽어야할 00도서 같은 데 선정된 데 힘 입은 것 같지만. - 무엇보다는 지금은 헌법 1조와 66조에 규정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정, 주권 재민,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무가 논란이 되고 있으나, 이 책이 나올 당시엔 그런 일이 없었다. 그래서 책에서 말하는 헌법의 풍경은 시민의 기본권, 종교 사상 양심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내용에 집중돼 있다. 현 시국과 엮으려니 견강부회가 된 듯도 하나... 헌법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에는 넓게 다 포함되니까. 


주말 집회 참가 전에 오랜만에 들른 광화문 교보에서 여러 책들을 접했는데.. [지금 다시 헌법]이라는 헌법 해설서 같은 책이 눈에 밟혔다. 이번에 읽은 게 오래된 책이나 이 시국에 의미 있다는 말이다. 이제까지 읽은 김두식 교수의 책은 다 좋았는데, 이 책도 좋았다. 다른 책도 고민하다 내려놨는데 재고 검토.


-[뉴스가 말하지 않는 것들]은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기획기사로 썼던 것들을 묶어낸 책이다.


한국 언론이 당면한 과제와 가능성, 혁신의 조건 등을 담은 내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뉴스가 사라졌다, 뉴스가 없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없는 나라.. 라는 책에 인쇄된 카피는 좀 과한 감도 있다. 연재됐던 기사들은 대개 읽은 것들이라 신선하진 않았으나 다시 합쳐서 보니 잘 읽힌다. 요즘 시국과 맞물려 여러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최근 수년새 SBS를 포함한 한국 언론은 큰 위기를 겪고 있는데 내가 체감했던 큰 위기의 꼭지점 중 하나는 세월호 참사였다. '기레기'가 공론의 장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 됐다. 한국 언론이 점잔 빼면서 가려왔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신뢰받는 소수의 언론과 그렇지 않은 다수의 언론으로 확 갈렸다. 그러나 나나 일선 기자들이 체감했던 만큼 조직의 책임있는 이들이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갈수록 떨어지는 매출과 고비용 저효율, 적자 폭 등이었다. 수익 사업의 다각화와 비용 절감, 자사에 유리한 정책 집행 등으로 돌파하려고 했던 것 같다. 


2년이 지나 찾아든 다음의 큰 위기는 최순실로 시작돼 대통령으로 온 박근혜 게이트다. 당파성으로 포장해 외면했거나 언뜻 잡히지 않는 '신뢰'라는 자산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태였다. 신뢰받는 역시 소수의 언론과 그렇지 않은 다수의 언론으로 확 갈렸다. 뉴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그 증가한 관심을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지, 그리고 유지할 수 있을지.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큰일이다. 해일이 밀려오는데 나는 정말 소라껍질이나 줍고 있는 것 같다.


책도 그냥저냥 읽을 만하나 그로 인해 여러 생각을 더하게 된 게 더 좋다. 책의 효능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