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1
"금연구역이 넓어지는 건 웰빙이나 이런 면에서 볼 때 당연히 정해진 수순이지만 그렇게 되면서 흡연자의 권리가 억압되거나 그러면 안된다고 봐요."
"흡연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해줘야죠. 흡연공간 같은.. 그러면 흡연자들이 눈치 안볼 수 있잖아요. 지금은 담배 피우는 게 거의 죄인 취급 받으니까 거리에서는 무조건 눈치를 보게 되고.. 숨어들어가게 되고.."
#흡연자2
"이제는 흡연하는 사람이 소수니까 소수자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된다는 거죠."
"흡연자가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한 건 잘못된 건데 그렇다고 흡연 자체를 막는 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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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흡연자1
"걸어다닐 때 담배 피우는 사람들 정말 싫어요. 심지어는 엘리베이터에서 피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담배를 기호식품이라고 하잖아요. 어떤 일정 구역에서 피우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다 걸어다니는 데서 피우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흡연자2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는 연기가 나한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되게 기분 나쁘고 건강도 좀 우려 되는 부분이 있고."
---------금연구역 확대 문제를 취재하면서 제가 만났던 흡연자, 비흡연자의 공통된 의견을 거칠게 정리하면"금연구역 확대 찬성한다, 흡연권도 보장해줘야 한다, 하지만 일부 흡연자가 문제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의 '일부 흡연자'는, 금연구역인데도 무시하고 담배 피우거나, 근처에 비흡연자가 있는데도 심지어는 아이들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 피우거나,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워 뒷사람에게 연기를 그대로 흘려대거나 그런 '매너 없는 흡연자'로 보입니다.
이런 '일부 매너없는 흡연자'만 사라진다면 대다수의 양식 있는 흡연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담배 피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에 적었던 어느 흡연자분의 말씀처럼 "죄인 취급받"지도 않고 "숨어서 피우"지도 않게 되고. 사실 흡연 자체가 죄는 아니죠. 담배가 마약도 아니고, 건강에 해롭다고 하지만 그건 술도 마찬가지. 각자 알아서 선택할 기호식품인 담배. 흡연자가 죄인 취급받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렇게 느끼는 분들도 있다면 왜 이렇게 됐을까요?
수년 전부터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성 평등에 관심도 갖고 생활 속 실천도 약간은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무심코 하는 잘못된 말과 행동이 있었구나 하고 교육받을 때마다 새삼 깨닫습니다. 오래된 습속 같은 성차별 문제는 의식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고치기 힘든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흡연도 그런 것 아닐까요.
흡연자들은 그저 무심코 담배를 피울 뿐입니다. 왜냐, 그동안 그렇게 피워왔고 스스로 볼 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웁니다. 연기가 날리긴 하지만 바람에 다 흩어지니까... 담뱃재를 툭툭 길거리에 털고 꽁초는 쑤셔넣거나 가로변에 던져넣습니다. 치우는 사람 있으니까...
흡연이라는 게 자연스런 생활습관인데 의도하지 않은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 때문에 고통받거나 피해 당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의식적으로 노력하거나 강제하지 않는 한 체감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양식 있는 흡연자 분들,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일부 흡연자'가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매너 없는 흡연자'라고 뒷담화 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흡연자들의 각별한 노력이 없다면 비흡연자와 별 문제없이 공존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게 흡연권 보장을 위한 전제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부 흡연자'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인 금연구역 확대 문제는 다음 취재파일에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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