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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2014 소치 올림픽

첫 금메달로 현재 한국은 9위... 타당한 순위일까.



-대회 개막 나흘이 지나도록 메달 소식이 없던 한국에 이상화 선수가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로써 한국은 2월 12일 현재 금메달 1개로, 벨라루스, 폴란드, 슬로바키아, 스위스와 함께 메달 순위 공동 9위를 기록했다.

 

1위는 금 4, 은 3, 동 4의 노르웨이, 금 4, 은 3, 동 2의 캐나다가 2위, 네덜란드는 금 3, 은 2, 동 3로 3위, 독일은 금 3, 은 1으로 4위, 미국은 금 2, 은 1, 동 4으로 5위, 러시아는 금 1, 은 3, 동 3으로 6위다. 이는 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http://www.sochi2014.com)에 나온 Medal Count, 금메달 수 기준이다. SBS도, 네이버도, 다음도 모두 같은 기준을 적용한 순위를 게재했다. 



**소치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SBS 소치올림픽 홈페이지



-메달 순위를 집계하는 다른 기준도 있다. 금, 은, 동을 따지지 않고 메달 수를 합쳐 순위를 내는 방식이다. 그렇게 따지면 1에서 3위까지는 그대로지만 4위는 메달 7개인 러시아, 5위는 메달 6개 미국, 6위는 메달 4개 스웨덴이다. 미국과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식으로 순위를 낸다.

 

**미국 NBC 홈페이지



-이런 메달 순위 논란은 사실 올림픽 때마다 재현되는 해묵은 논란이다. 


소련 붕괴 이후 스포츠에서도 유일 강국이 된 미국은, 올림픽에서 어떤 기준으로든 늘 1위였기에 별 문제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미국이 메달 합계로 순위 집계 방식을 바꿨는데 이에 대해 중국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면서 은근슬쩍 변경했다는 설명이 그럴 듯해 보인다. 실제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개최국인 중국이 금메달 수로는 1위였으나 전체 메달 합계로는 미국이 1위였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는 메달 순위를 내지 않는다.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선수 개인간 경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좀 어거지 같다. 엄연히 각 나라 대표팀이 존재하고 각 종목 경기는 국가 대항 성격을 띤다. 각 올림픽 조직위도 국가별로 메달을 집계한다. 이번 러시아 소치 올림픽 홈페이지에서는 금메달 합계로 순위를 매기고 있으나 2010년 캐나다 밴쿠버올림픽 때는 전체 메달 합계로 순위를 매겨 제공했다. 어느 나라가 개최하느냐에 따라 집계 방식도 달라지는 셈이다.

 

-메달을 획득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기에 전체 메달 합계로 순위를 정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있다. 반면 경쟁과 기록을 근간으로 하는 스포츠인데다 1, 2, 3위를 가려 다른 메달을 주고 있는데 차등이 없다는 건 말도 안된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여기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금메달 1개가 동메달 천 개보다 낫냐는 반론이 흔히 제기된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있는 건 아니다. 금메달 개수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을 더 많은 국가와 기관에서 사용하는 것만은 분명해보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표준은 아니다.

 

-모든 메달 합계든 금메달 우선이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나라는 해당 스포츠의 전통과 선수층, 투자, 사회적 인식 등등이 대부분 중하위권인 나라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 같다. 동계 스포츠만 놓고 봐도, 이른바 동계 스포츠 강국들은, 이제껏 금메달을 따낸 종목 위주로만 투자하고 관심 갖고 육성하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게 아닐까.

 

이런 상황이 물론 하루 아침에 바뀔 순 없을 것이다. 또 당장 성적을 내야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육계 입장에선,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과 선수를 선별해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우리 대표팀의 이번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4개 이상, 3개 대회 연속 종합순위 상위권 유지'다. 어느 정도 올림픽에 관심 있는 이라면 피겨에서 1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최소 1개, 쇼트트랙에서 2개 이상, 하고 줄줄이 꼽을 수 있을 정도다. 

 

-올림픽 출장을 와서야 동계 스포츠를 좀더 들여다보게 된 주제에 이런 얘기를 늘어놓는 게 가당찮긴 하나, 불모지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선전 중인 '노 메달' 종목과 선수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갖자,는 뻔한 얘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또 기록한다.

 

이제(2월 11일 현재)까지 출전해 종목을 마친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성적이다. 한국 대표팀은 역대 최대인 71명, 통산 6번째 올림픽 출전인 이규혁 선수가 선수단 기수를 맡았고, 남자 주장은 스키점프의 최흥철, 여자 주장은 컬링의 신미성 선수다. 생애 첫 올림픽인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상당수는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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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천미터 이승훈 12위 김철민 24위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 2차 예선 서지원 13위 서정화 14위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10km 이인복 82위

루지 남자 싱글 김동현 35위

스키점프 노멀힐 개인 결선 최서우 33위 김현기 41위  최흥철 42위 예선 강칠구 42위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천미터 김보름 13위 노선영 25위 양신영 27위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문지희 74위

스키애슬론 남자 15km+15km 황준호 68위

쇼트트랙 남자 1500미터 이한빈 6위 신다운 10위 박세영 13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미터 모태범 4위 이규혁 18위 김준호 21위 이강석 22위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최재우 결선 1라운드 10위

루지 여자 싱글 성은령 29위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이광기 11위,김호준 14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백미터 이상화 1위, 이보라 20위, 김현영 24위, 박승주 26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