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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일기/북적북적

북적북적 70/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북적북적 70 듣기 



일요일엔 북적북적, 골라듣는뉴스룸의 유일한 1인 토크, 혼자 책 읽는 시간 북적북적입니다. 조금 더 수다스러워진 저는 심영구 기자입니다.


지난주 헌법의 풍경을 읽고 시의성을 염두에 두고 골랐다는 코멘트까지 남기고 나니, 이번주 역시 책 고르기 만만치 않았습니다. 연거푸 두 권을 조금 묵은 책을 했으니 이번엔 신간을 읽자,로 정했습니다. 무엇보다 현 시국의 중심인물은 대통령이니 대통령을 제목으로 쓴 책을 골랐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어려서 희망이 어땠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장래희망은 대통령"... 인 아이들이 있을까요? 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더러 있었던 것 같고 중학생 이후부터는 그런 얘기 하는 친구는 농담을 잘하거나 아니면 과대 망상이 심하거나 그렇게 봤던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요. 대통령이라는 건 꿈을 크게 갖는다는 상징으로서의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꿈은 좀더 실현가능한 것으로 작아지거나 구체화하지요. 요즘 아이들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혹은 공무원을 장래희망으로 삼는다는 기사를 보고 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대학에 가지 않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됐던 18살 청년의 일화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해마다 20만 명 넘는 이들이, 대부분 20대, 30대들이죠, 공무원 시험에 뛰어드는 현실,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게 했던 동력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갓 20살 된 정유라씨의 행태와 이를 뒷받침해준 최순실씨의 무소불위 권력에 따른 횡포에도 분노했던 분들 많습니다. 돈도 실력이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같은 인구에 회자되는 멘트를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잘 하든지, 잘 태어나든지, 지옥을 떠나 더 나쁜 지옥으로, 아니꼬우면 공무원 하라는 사회... 오늘 읽을 책의 1부, 2부,3부의 제목들, 그리고 책 제목은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입니다.


낭독을 허락해주신 오찬호 작가님과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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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다소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스스로 지구에서 18광년 떨어진 FPG 행성에서 온 외계인입니다. 자원 고갈로 곧 사라질 운명인 이 행성은 지구로 이주하기로 하고 여러 나라 중 어디로 갈 것인지 조사에 나섭니다. 그중 저자가 맡은 나라가 한국입니다. 


 프롤로그를 잠깐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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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도대체 한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안 바꿀거야?"


본론에 들어가서는 한국 탐구에 나선 외계인 저자가 노량진에서 만난 갖가지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사례가 나옵니다.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우울함이 더해갈 정도로 적나라한 사례들입니다. 그중에 한 지방대생 이야기를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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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 던진 질문에 대한 한국인들의 대답은 대체로 "그런 질문 던진다고 사회가 변하냐!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거다'입니다. 지금 한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의 경험이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합니다만, 진행 중인 현재를 제외하면 그래왔습니다. 이 대체적인 답변에 대한 대목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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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해지는 지금 여기 헬조선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책입니다. 제목도 질문이죠, 제목의 의미를 담은 프롤로그의 다른 부분과,

저자의 바람을 담은 에필로그의 한 대목을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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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 책은 요즘 상황을 보면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이 혹시 있었더라도 어휴 저런 대통령은 하고 싶지 않다 하겠다는 느낌도 듭니다. 대통령이 좀 멋있고 훌륭한 일을 많이 하고 그래서 본받고 싶고 목표로 삼고 싶고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돌아보면 우리 역대 대통령 중에 몇 명이나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첫 여성 대통령이었는데 여성으로서 문제가 있거나 잘못했던 부분은 적다고 생각하지만 유리천장을 처음으로 깬 여성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면에서도 현재 대통령은 잘못한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2월입니다. 날도 추워지고 해도 짧아지고 바쁜 와중에도 책과 함께 보내는 즐거움을, 책 읽는 즐거움, 책 읽는 소리 듣는 즐거움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일요일엔 북적북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