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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일기/북적북적

북적북적 58/세계정복은 가능한가



[북적북적 58 세계 정복은 가능한가] 듣기




##SBS 보도국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의 일요일 코너 북적북적입니다. 한 주 건너뛰고 또다른 책을 읽으러 온 저는 SBS 심영구 기잡니다.


세계 정복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라는 말도 있지만 세계는커녕 나 하나 혹은 내 가족도 건사하기 힘들다 는 현실적인 푸념은 잠시 제쳐두고요,  어린 시절 세계 정복을 해보겠노라는 욕망에 불타봤거나 반대로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의 제국을 무찌르는 정의의 용사에 감정이입 했던 경험은 대체로 보편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 세계까지는 아니고 중국 정복은 했습니다, 삼국지 게임을 통해서요. 중국이 곧 천하라는 컨셉에 맞춰 천하통일이라고도 하죠. 이런 게임이 아닌 현실에서 어른이 돼서도 세계 정복을 말한다면 제 정신이 아니거나 실없는 농담 늘어놓는다 고 하기 십상인데.. 그걸 진지하게(?) 다룬 책을 가져왔습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등으로 애니메이션 덕후들에겐 너무나 유명하고 그렇지 않은 이들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애니메이션 및 게임제작사 가이낙스의 설립자인 일명 오타쿠 왕 '오타킹'이 별명이라는 오카다 토시오가 쓴 '세계정복은 가능한가'입니다.


나온지 얼마 안된 책을 연거푸 읽었으니까 이번에는 출판된지 조금 지난 책을 골라봤습니다. 


낭독을 양해해준 출판사 파란 미디어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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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의 서문인 - 어째서 '세계 정복'인가?를 일부 읽겠습니다. 왜 이 책이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길잡이가 되는 글입니다.


-낭독 내용 요약: 나디아의 가고일 같은 비밀결사 조직은 왜 세계정복을 하려고 할까, 이런 귀찮은 건 때려치우고 끝내주는 과학기술로 자기들끼리 편하게 살면 될텐데..이런 의문. 히어로를 응원하지만 한편으론 히어로가 져서 세계가 정복당하는 장면도 보고싶다는 생각. 헬조선이라는 현실, 차라리 전부 소멸시키고 리셋해버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현실에서 세계정복을 하면 어떨지, 세계정복은 무엇이고 가능은 한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자는 책임.


-책 속에서:  "...마음 깊은 곳에서는 히어로를 응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남 몰래 '히어로가 져서 세계가 정복당하는 장면도 보고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까? 격차 사회라고 불리는 오늘, 희망조차 쉽게 가질 수 없게 된 현실의 사회. '차라리 한 번 전부 박살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을텐데.' 이렇게 생각했던 적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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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복의 목적, 자신은 어떤 타입의 정복자인가, 어떻게 동료를 모을 것인가, 악의 제국을 만드는 방법, 어떻게 활동을 시작할 것인가.. 제법 진지하게 세계 정복을 논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에 읽을 부분에서는 자신은 어떤 타입의 정복자인지를 분석합니다. 저자의 표현처럼.."세계 정복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더라도  굳이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골라보시죠. ABCD 중에 저는 D 타입 같습니다. 


A는 자신의 가치관으로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은 타입, B는 책임감이 강하고 부지런한 자, C는 있는대로 사치를 부리고 싶은 타입, D는 눈에 띄지 않으면서 악의 매력에 잠겨있길 바라는 타입.. 선택하셨나요? 각 타입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시죠.


-낭독내용 요약: A타입은 마왕형으로 정의감이 강하다는 특징, 현재 사회나 국가가 잘못돼 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일본인 몰살 등의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의, 즉 몰살 대상을 없애서 세계가 피해를 보지 않게 하자는 정의감. 현실의 예로는 옴진리교. B타입은 '인류의 관리자'인 독재자 타입으로 아돌프 히틀러 같은 선례가 있음. 자신이 굉장히 뛰어나고 잘났기 때문에 어리석은 인류를 지배하기 위해 어리석은 부하에게 명령을 내리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단점, 과로사 주의. C타입은 '바보 임금님' 스타일, 드래곤볼의 레드리본군 총수 같은 타입,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 마음껏 사치를 부리고 싶은 타입임. D타입은 흑막, 악의 배후 스타일,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은 싫지만 모든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좋아함. 남몰래 일을 꾸미고 사전 교섭, 미스 리딩, 타인의 비밀을 쥐는 스타일. 드래곤볼의 프리더도 흑막 타입. 결과보다 과거의 집착해 효율이 나쁜 지배를 하게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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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세계정복의 순서인데요 목적을 정하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세계정복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설비 투자도 하고 이런 물적 토대를 닦은 뒤 작전을 세우고 무장을 거쳐 싸움을 해나갑니다  건곤일척의 싸움 한번으로 세계 정복을 이룰 순 없기에 작전 뒤엔 이를 반성하는 회의도 하고 신상필벌도 하는 등 부하 조직 관리를 해야 합니다 배신자 숙청도 필요합니다 악의 조직이라고 해도 조직 내에서는 진지하게 운영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건데요 어찌저찌 하여 세계정복을 이룬 뒤에도 걱정거리가 생기긴 합니다. 이 부분도 재미있긴 하지만 훌쩍 건너뛰고 다음 마지막 장 세계정복은 가능한가로 가겠습니다


-낭독내용 요약: 오늘날의 세계정복엔 그 노력에 걸맞는 좋은 점 없어. 계급이나 특권계층이라는 문화가 건재했던 이전과는 달라. 아무리 돈을 모아도 좋은 것과 좋은 체험 독점은 못하고 언젠가는 대중화돼 '모두가 무리하면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됨. 예전에 상상했던 세계정복으로 인한 대가가 오늘날에 무의미. 지금 세계를 지배한다면 인류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역할이 될 것. 새로운 세계정복이란 현대 사회의 두 축인 자유경제와 인터넷사회를 무너뜨리는 것. 악이라는 건 그 시대의 가치나 질서 기준을 파괴하는 것. 자유경제의 이면은 빈부 격차의 확대, 양극화, 인터넷 사회, 정보 자유화의 이면은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 생각하는 힘이 약화되는 것. 그러므로 현재 악을 생각한다면 이 두 가지를 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 


-책속에서: "...세계 정복을 노리는 사람이라는 것은 현재의 상태를 부정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사람에게 따뜻하고 환경에 따뜻한 사람, 양식과 교양이 있는 세계를 목표로 하여 '악'이 번영하는 세계를 만들어 봅시다. '좋은 것을 보다 싸게'가 아닌 '사람을 착취하여 이익 보는 것을 그만두자'는 생각을 합시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혹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자'가 아니라 '어르신에게 친절하게' 또는 '학교에서 공부하자'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지금 현재의 '행복'과 평화'에 NO라고 말하는 것. 새로운 '행복'과 '평화'를 세계에 선언하는 것. 그것이 새 시대의 세계 정복을 향한 구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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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들으셨는지요?  이 책은 2006년 오카다 토시오씨가 여름방학 이벤트로 '세계 정복을 하자'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을 했던 걸 기반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강연 투면서 조금 늘어지는 대목이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동안 북적북적에서 읽어온 책들과 조금 궤가 다른 듯해 여러 번 집어다 놨다 반복했는데.. 이런 책도 한 번 읽어보면 어때 싶어서 골랐습니다. 제가 약간 서프라이즈.. 를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만, 한번 한번 낭독할수록 고민이 많아지네요.


좋은 말씀 남겨주신 여름날소나기님, 바파맘님께 감사드립니다. 댓글로 답할까 하다 끝까지 들어주시리라 기대하고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혹독한 평 해주신 님도 참고하겠습니다. 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