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일기/북적북적

북적북적 부작용

이상한 부작용이 생겼다. 책을 가려읽거나 잘 안 읽게 되는 그런. 팟캐스트의 한 코너인 '북적북적'에 격주로 참여한지 이제 석달째인데 9월부터 나타난 현상.


'북적북적'용 책은 주로 에세이다. 그간 읽었던 책들이 <여행의 심리학><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세계정복은 가능한가><5년만에 신혼여행>인데 이중에 성격이 불분명한(강연 정리 버전) 세계정복..을 제하면 다 에세이다. 포함시키면 전부 에세이. 이번에 읽은 책도 따져보면 에세이. 일전에 대타로 읽은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나 <정운영 선집 시선>도 그렇고... 나는 에세이만 읽고 있다.


에세이만 읽는 이유는 읽기 편해서다. 소설은 대화가 많은데다(연기 욕심은 그렇다치더라도 등장인물이 많으면 어찌해야할지...) 중요 부분을 집어내 읽으려면 좀더 공을 들여야 한다. 실용서는 취향이 아니고 역사나 법, 정치 관련 책들은 보통 지식이나 분석 전달이다보니 잘라 읽기 불편한 경우가 많다. 시는 읽지 않는다. 소설 빼고 실용서 빼고 역사, 법, 정치, 등등 관련 서적 빼고나면 에세이뿐. 심각한 불균형 내지는 부조화를 느낀다.


꼭 편한 에세이만 쫓는 내 탓만은 아닌 게.. 소설 몇권과 기타 특이한 책 몇 권은 작가의 사정상, 출판사의 여건상 낭독을 거부당했다. 저작권 때문에 함부로 읽을 수는 없는 거다. 


암튼 이런저런 배경 속에, 책을 읽으려고 치면 이거 북적북적에서 읽을 만한 책인가 아닌가를 따지게 된다. 아닌 책은, 아 다음에 읽을 책도 못 정했는데.. 하면서 미뤄놓게 되고.. 책 읽어주다가 원래 읽던 책도 안 읽는 부작용이 심각심각... 정돈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했으니, 책을 더 열심히 읽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끝맺음입니다.